세계 곳곳을 여행하다 보면 같은 디저트임에도 불구하고 국가에 따라서 이름이 전혀 다른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각 나라의 언어, 문화, 역사, 심지어 마케팅 전략에 따라 같은 음식이 어떻게 다르게 불리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대표적인 디저트 몇 가지를 중심으로 국가별 명칭 차이를 비교하여 살펴보겠습니다.
마카롱 vs 마카룬: 프랑스와 미국의 차이
프랑스의 대표적인 디저트인 마카롱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바삭한 머랭 껍질과 부드러운 가나슈 필링이 특징인 이 디저트는 프랑스 파리의 파티세리에서 정교하게 만들어집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마카룬이라는 이름이 종종 등장합니다. 이 둘은 철자도 비슷하고 발음도 유사하지만 전혀 다른 디저트입니다.
미국식 마카룬은 주로 코코넛을 주재료로 하여 구워내고, 식감이 쫀득하고 달콤합니다. 반면 프랑스 마카롱은 아몬드 가루로 만들어 가볍고 바삭한 식감들이 특징입니다. 같은 어원을 가지고 있지만, 국가마다 전혀 다른 디저트로 발전한 것입니다. 그래서 해외에서 주문할 때에는 명칭에 유의해야 원하는 디저트를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크렘 브륄레 vs 캐스터드 푸딩 vs 레체 플란
부드러운 커스터드 위에 설탕을 녹여 얇은 캐러멜층을 만든 ‘크렘 브륄레(crème brûlée)’ 역시 명칭 차이가 재미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원래 이름인 ‘크렘 브륄레’라고 불리며 고급 레스토랑 디저트의 대명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미권 일부 국가에서는 ‘캐스터드 푸딩(custard pudding)’이라는 단순한 이름으로 불리며, 가정식 디저트로도 사랑받습니다.
한편 스페인과 중남미 국가들에서는 같은 유사한 디저트를 ‘플란(flan)’ 또는 ‘레체 플란(leche flan)’이라 부릅니다. 레체 플란은 필리핀에서 발전한 변형으로, 달걀과 연유가 풍부하게 들어가 좀 더 진한 단맛과 촉촉한 식감을 자랑합니다. 이처럼 비슷한 디저트가 문화권마다 이름과 레시피가 조금씩 다르게 전승되고 있습니다.
도넛 vs 베를리너 vs 크라펜
우리에게 친숙한 ‘도넛(donut)’ 역시 국가마다 다양한 이름으로 불립니다. 미국에서는 구멍이 뚫린 형태의 ‘도넛’이 일반적이며, 잼이나 크림이 들어간 도넛은 ‘젤리 도넛(jelly donut)’이라 불립니다. 하지만 독일에서는 속이 채워진 도넛 형태를 ‘베를리너(Berliner)’라 부르며, 이는 독일의 베를린과 관련된 지역적 이름입니다.
이탈리아에서는 ‘크라펜(krapfen)’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오스트리아와 독일 남부에서도 동일한 명칭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오히려 구멍이 없는 도넛 형태가 이들 지역에서는 표준으로 인식됩니다. 재미있게도 미국의 ‘도넛’이라는 단어는 전 세계에서 통용되기도 하지만, 각국 전통 명칭과는 차이를 보입니다.
결론: 명칭 속에 담긴 문화의 차이
같은 디저트도 국가와 문화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때로는 전혀 다른 음식으로 오해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한 언어의 차이를 넘어 각국의 역사, 재료 사용법, 조리 기술, 심지어 소비자들의 입맛까지 반영한 결과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해외여행이나 메뉴판을 볼 때 이런 이름 차이를 안다면, 더 풍부하고 흥미로운 디저트 경험을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예로 '에클레어(eclair)'가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길쭉한 슈 반죽 안에 크림을 채우고 초콜릿 글레이즈를 얹은 이 디저트를 '에클레어'라 부르지만,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이를 단순히 '크림 스틱' 또는 '롱 존(long john)'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이처럼 형태와 레시피는 거의 동일하지만, 명칭과 인식에는 큰 차이가 존재합니다.
또한 '팬케이크(pancake)'도 국가에 따라 차이를 보입니다. 미국의 팬케이크는 두툼하고 폭신하며, 메이플 시럽과 함께 즐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얇고 부드러운 '크레페(crêpe)'로, 일본에서는 '호토케키(ホットケーキ)'라 불리며 더욱 두툼하고 스펀지케이크 같은 식감을 강조합니다. 이처럼 같은 기원을 가진 디저트라도 각국의 입맛과 식문화에 따라 다르게 발전해 온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