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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트리의 역사와 발전 (프랑스, 왕실, 제과)

by dessertmap 2025. 6. 23.

겹겹이 결을 이루는 바삭한 식감과 그리고 고소한 풍미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페이스트리. 이 독특한 반죽에서 시작된 디저트 문화는 단순한 빵의 범주를 넘어서 고급 제과와 예술적 요리로 발전해 왔습니다. 특히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 왕실 문화와 제과 기술이 페이스트리의 전성기를 이끌었습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페이스트리의 역사적 기원부터 프랑스에서의 정착, 왕실과 제과 문화 속에서의 발전을 중심으로 그 흐름을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프랑스에서 꽃핀 페이스트리 문화

페이스트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는 단연 프랑스입니다. 프랑스는 17세기 이후에는 유럽 제과 기술의 중심지로 떠오르며, 페이스트리 문화를 정립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크루아상, 밀푀유, 에끌레어 등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프랑스식 페이스트리들은 대부분 이 시기에 발전했으며, 현재까지도 고급 제과의 대표 격으로 손꼽힙니다. 프랑스의 페이스트리는 단순히 반죽을 만들고 굽는 것이 아니라, 겹겹이 레이어를 쌓아 올리는 고도의 기술과 섬세함이 요구됩니다. 특히 **퍼프 페이스트리(Puff Pastry)**는 버터와 반죽을 번갈아 접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하며 만들어지며, 이를 통해 100겹 이상의 얇은 층을 만들어냅니다. 이 공정은 ‘투르나주(Tourrage)’라고 불리며, 숙련된 파티시에의 손끝에서만 완성됩니다. 프랑스 제과학교(École de Pâtisserie)에서도 페이스트리는 필수 교육과정이며, 국가자격시험에서도 핵심 평가 항목입니다. 그래서 그만큼 기술적 완성도와 표현력이 요구되는 분야로, 한 조각의 페이스트리 안에 수십 년의 기술과 전통이 녹아 있는 셈입니다. 페이스트리는 단순한 빵이 아닌, 프랑스 문화 그 자체를 상징하는 예술적 디저트로 자리 잡았습니다.

유럽 왕실과 페이스트리의 밀접한 관계

페이스트리가 단순한 식사를 넘어 고급스러운 디저트로 자리잡게 된 데는 유럽 왕실의 기호와 후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 프랑스의 루이 14세 시대에는 왕실 전용 제과장이 존재했으며, 귀족 전용 만찬에서 페이스트리는 주요 디저트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 결과 페이스트리는 단순한 요리를 넘어 '예술'로 대우받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마리 앙투아네트**가 즐겨 먹었다는 크루아상은 오스트리아의 '키프를(Kipferl)'에서 유래해 프랑스로 전해지게 되었고, 프랑스식 퍼프 페이스트리 기법과 결합되어서 오늘날 우리가 아는 크루아상의 형태로 완성되었습니다. 이런 문화적 융합은 왕실의 식탁을 통해 확산되었으며, 페이스트리의 다양한 변형과 발전을 촉진하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또한 왕실의 사치 문화는 화려한 장식과 장인의 손길이 깃든 페이스트리의 발전을 가속화했습니다. 고급 재료인 버터, 바닐라, 설탕 등을 아낌없이 사용하며, 눈으로 보기에도 아름다운 페이스트리들이 등장하게 되었고, 이는 이후 프랑스혁명 이후에도 상류층 제과 문화로 계승되었습니다. 특히 18~19세기에는 궁정 제과장이 따로 존재하며, 국가적 행사나 왕실 연회 때마다 새로운 레시피가 개발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유럽 왕실은 페이스트리의 고급화와 예술화를 이끄는 핵심적 역할을 하였고, 오늘날의 고급 디저트 문화가 형성되는 데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현재도 프랑스의 미슐랭 레스토랑이나 고급 호텔 디저트에서 당시 왕실풍 페이스트리 스타일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현대 제과 기술과 페이스트리의 진화

20세기 이후, 페이스트리는 전통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현대적인 해석과 기술의 발전에 따라 새로운 형태로 진화해왔습니다. 특히 냉동 퍼프 페이스트리 반죽의 상용화는 제과 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과거에는 숙련된 장인의 손을 거쳐야만 만들 수 있었던 복잡한 공정이, 기술의 발전으로 일반 제빵사나 가정에서도 구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현대의 파티시에들은 클래식 페이스트리에 현대적인 맛과 비주얼을 더하며 트렌디한 디저트를 창조해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밀푀유는 기존의 딱딱한 형태를 벗어나 크림과 과일, 젤리를 함께 넣어 새로운 질감과 맛을 첨가하고 그리고 에끌레어는 천연색소와 다양한 토핑을 얹어 sns 게시용 디저트로 재해석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통 프랑스식 페이스트리는 일본, 한국, 미국 등 다양한 국가의 디저트 문화와 융합되며 새로운 스타일의 ‘퓨전 페이스트리’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일본의 말차 크루아상, 한국의 인절미 페이스트리, 미국의 크로넛(크루아상+도넛) 등은 대표적인 현대적 재창조 사례입니다. 교육 환경에서도 페이스트리는 중요한 기술 교육 요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국내외 제과학과나 요리학교에서는 페이스트리 기술을 중점 교육하며, 국내에서도 많은 파티시에들이 해외 유학 후 프랑스식 페이스트리를 베이스로 창작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렇듯 페이스트리는 여전히 변화 중이며, 단순한 전통의 재현을 넘어서 다양한 식문화와 결합되며 계속해서 진화하는 중입니다. 정통성과 현대성을 아우르는 대표 디저트로써의 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페이스트리는 단순한 디저트가 아닌, 역사와 문화, 기술이 녹아 있는 예술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에서의 탄생과 왕실에서의 발전, 현대 제과와의 융합을 통해 오늘날 우리는 수많은 형태의 페이스트리를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클래식과 트렌드를 모두 아우르는 페이스트리의 세계, 앞으로도 그 발전은 계속될 것입니다.